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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규제에 대한 건설사의 추가 이주비 제공 논란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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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강한 압박을 가하는 가운데 정비사업 현장에서 '추가 이주비'가 화두로 떠올랐다. 건설사들이 추가 이주비로 조합원들에게 대출 규제 상한을 뛰어 넘는 대출 길을 열어줘 대체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제안에 나서면서다.

금융권의 개인 대상 대출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대목인데, 위법이나 탈법이라는 판단은 확실치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제안이 확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담보인정비율(LTV) 100%를 넘는 수준의 무제한 추가 이주비를 제공하겠다는 제안으로 수주전이 진행되고 있다.

설명회를 통해 추가이주비는 LTV·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금융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면서 이를 활용해 대체 주택을 매입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상환은 입주일 또는 입주 기간 만료일 중 빠른 날 상환하는 조건이다. 조합원은 자신이 보유한 주택 가격보다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정비사업 조합원은 본인이 소유한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다. 다만 해당 비용만으로 이주할 수 없다면 시공사에서 제공하는 추가 이주비를 받는다. 건설사가 조합에 자금을 빌려주면 조합이 조합원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추가 이주비는 은행에서 제공하는 대출보다 금리가 높다.

그런데 정부가 6·27대책을 시행한 이후 건설사들이 앞다퉈 추가 이주비와 같은 금융지원 조건을 내걸고 있다. 자금마련이 여의치 않은 조합원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한 차원이다. 정부 대책에 따라 기본 이주비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조합원이 보유한 주택의 LTV와 관계없이 대출 한도도 6억원으로 줄었는데, 이에 조합원의 추가 이주비 소요도 늘어난 상황이다.

건설사들의 추가 이주비 지원 홍보전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 성동구 성수동 등 서울 핵심 입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사안으로 부각되는 추세다. 수주전에 나서기 전부터 은행권과 협약을 맺으며 조합원들에게 충분한 이주비 대출을 지급할 수 있음을 알리는 사례도 나온다.

압구정2구역 수주전에서는 지난 5월 하나은행을 포함한 13개 금융권과 건설사가 금융협력 업무협약(MOU)를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압구정2구역 사업비, 이주비(추가 이주비 포함),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입주 시 잔금 등 조합 사업을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최적의 금융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성수1지구) 수주전에서 건설사는 하나은행과 금융협약을 체결했다. 해당 협약 또한 은행권과 협약을 통해 사업비와 추가 이주비 대출 등 금융조건을 조합원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치열해지는 건설사 간 수주경쟁 속 추가 이주비가 정부 규제의 우회로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안정을 위해 이주비 대출 한도를 줄여도 추가 이주비가 있는 만큼 규제의 효과가 희석될 수 있어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주비로 받은 자금을 본래 목적이 아닌 곳에 사용하는 것은 정부의 대출규제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라며 "이 같은 방식은 결국 주택시장 안정화라는 정부 기조에 반하며, 결과적으로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비를 주택 매입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식으로 수주영업에 나서는 행위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도 "사실상 시공사의 재량으로 대출을 해주는 조건이 법적으로 문제되는 영역은 아니어서 어떤 잣대로 바라보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엄밀히 따지면 건설사들을 통해 사금융을 조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으며 6·27대책의 우회로를 통해 편법적으로 해주는 대출"이라고 지적했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및 빌라단지의 모습.

이와 동시에 정비사업 현장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추가 이주비는 건설사의 부채로 연결되는 만큼 일부 핵심 사업장만 추가 이주비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추가 이주비를 받지 못하는 사업장은 사업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사 사이에도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와 그 외 건설사 사이 양극화가 심화할 전망이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신용도가 높고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를 원하면서 중소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정부 규제 이전에도 추가 이주비는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권 등 일부 현장을 제외하면 제공받는 현장이 극히 드물었다"면서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에 정부 규제가 더해지며 보수적으로 사업 수주를 검토하는 건설사가 늘어나 정비사업 현장별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추가 이주비 논란 속 일부 현장에서는 건설사의 경쟁을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이달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는 압구정2구역은 입찰지침서에 이주비 LTV가 100%를 넘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또한 추가 이주비 금리를 제안해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입찰지침서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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